'전문가 생성 3단계'로 본 '프로세스 내재화' 초점

프로세스, 또는 프로세스 개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되는 단어는 내재화(內, internalization)입니다.

프로세스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단어임과 동시에 정확한 의미 파악이 힘든 단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반 개발자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이고요.

당연하게 느끼면서도 생소한 이 단어의 해석차이로, 프로세스는 여러가지 형태로 갈라지게 됩니다.

젊은분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XP,Scrum...등)
공학 전공자 또는 전통적인 관리자의 지지를 얻고 있는 프로세스 개선(Process Improvement/CMMI,SPICE... 등)
그리고, 공장 또는 비 지식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형적 프로세스 제어 모델의 구분이 이러한 기준에 따릅니다.

내재화 [內在化, internalization]

Internalization is also often associated with learning (for examplelearning ideas or skills) and making use of it from then on. The notionof internalization therefore also finds currency in applications ineducation, learning and training and in business and managementthinking.
- Wikipedia, Internalization 中

마음이나 인격 내부에 여러 가지 습관이나 생각, 타인이나 사회의 기준, 가치 등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하는 일.
- 두산백과사전, 내재화

내재화는, 여러 관점과 용도에 의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일반적인 단어입니다.
하지만 단어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에게 편한 말로 바꿔보면 익숙함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익숙함이라는 단어는, 내재화와 마찬가지로 매우 일반적인 단어이기에 의견이 분분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어느정도 익숙해진 것이 만족스럽게 익숙해진 것인가라는 질문도 선뜻 답을 주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수파리(守破離)로 널리 알려진 전문가 생성 3단계를 참고해야 겠습니다.


  수파리(守破離)와 전문가 생성의 3단계


지킬 수(守) : 가르침을 지키는 단계
깨뜨릴 파(破) :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틀을 깨고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단계

떠날 리(離) : 파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그 수행이 무의식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단계

-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五輪書) 내용
<그림 출처: www.swordpolish.com>

수파리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며, 현대에는 검도를 배울때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에서 주인공이 들고 산에 올라가는 책이 오륜서입니다. 저한테는 어렵더군요. ㅠㅠ)

이를 통하여, 우리는 전문가 생성 3단계를 알 수 있는데요. 세번째 단계가 전문가의 단계입니다.
  •  1단계 : 명시된 내용을 따라하기만 하는 단계 (== 수守)
  •  2단계 : 명시된 내용을 적절히 응용할 수 있습니다 (== 파破)
  •  3단계 : 의도하지 않아도, 내용을 정확히 따르며 응용합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기도 합니다. (== 리離)
3단계인 모든것이 몸에 숙달되고 새로운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전문가의 단계는 도달하기 힘듭니다.
도달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 사람의 재능 또한 충분해야 합니다.

이제 다시, 개발 프로세스로 돌아와서 생각해 봅시다.

기업에서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적용할때는 직원들에 대한 기대치를 정해주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어떤사람들이고 어느정도 수준이며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내재화 목표치가 필요합니다.
만약에, 내재화 목표치가 잘못되었다면 도입된 프로세스는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지킬 수'의 단계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


먼저, 전문가 생성 3단계 중에 1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내재화 목표치를 설정하였을 경우의 사례는
공장의 전통적인 생산 프로세스맥도날드의 운영 지침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공장에 제품 생산 하청을 주기 위한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공장 품질관리팀과 나누게 된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이러한것과 저러한것을 요렇게 하면 어떨까요?
공장: 그건 좀 무리겠는데요... 좀더 단순하게 쉽게 해야지...
우리: 그러면, 이거는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바꾸는건요???

공장: 뭔가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공장의 생산 인력은 지능이 없거나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으로 생각해 주십시오. 최대한 단순하고 익히기도 쉬워야 합니다. 말씀하신 방법은, 우리에게는 쉽지만 그들에게는 아주 어렵습니다.

그때, 저는 제 잘못을 깨닳았지요. ^^)a 그들의 프로세스 내제화 목표치는 전문가 1단계였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기대치는 전문가 1단계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와 관점이 비슷한 예시로는, 조엘 온 소프트웨어에 나오는 맥도날드 운영 지침서가 있습니다.

빅맥이 성공한 또 다른 이유는 IQ가  "바보"와 "저능아" (기능적인 용어로) 사이인 인간도 전세계 다른 빅맥과 똑같은 빅맥을만들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맥도널드의 진짜 비밀은 소스와 두꺼운 운영지침서이기 때문입니다. 운영지침서는 빅맥을 만들때 모든가맹점이 따라야 할 정확한 단계를 엄청나게 상세히 설명한 문서입니다.

앵커리지에서 빅맥 햄버거를 37초간 굽는다면, 싱카포르에서도 37초간 구워야 합니다. 36초도 아니고 38초도 아니고 정확히37초간 구워야 합니다. 36초도 아니고 38초도 아니고 정확히 37초입니다. 빅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빌어먹을 규칙만따르면 됩니다.

이런 규칙은 (맥도널드 햄버거 대학에 있는) 총명한 인간들이 만듭니다. 아무리 바보 멍청이라도 따라 할 수 있게 말입니다. 실제맥도널드 매뉴얼에는 별의별 안전 수칙이 다 들어 있습니다. 프렌치 프라이를 기름에 너무 오래 담귀두면 벨이 울립니다. 물론 이규칙은 단순히 사람이 실수를 보완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지만요, 스톱위치와 같은 타이머 장비가 구석구석에 있습니다. 심지어 청소부가화장실 청결여부를 30분마다 확인하게 알려주는 시스템도 있습니다(힌트:물론 그렇게 자주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 조엘 온 소프트웨어 中 발췌

음.... 이러한 관점의 프로세스가 여러분 개발자의 조직에 도입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우리 지식 노동자와 전혀 맞지 않는 위와 같은 조직 프로세스가 도입된 곳이 많습니다.

보통, 2차산업의 기준에서 적합한 프로세스가 3차 산업에 사용되는 경우인데요.
삼성의 프로세스가 세세하게 직원을 압박하는 이유와, 그들의 조직문화를 여기서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삼성은 제조업에서 부터 시작하여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많은 윗분들도 그때 분들이고요.)


  '깨트릴 파'의 단계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


두번째로, 전문가 생성 3단계 중에 2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내재화 목표치를 설정하였을 경우는
전통적인 프로세스 개선 모델인, CMMI(역량성숙도 모델)이나 SPICE(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개선 평가 모델)로 대표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여타의 다른 종류의 개선 모델들... IT거버넌스나 ITIL등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갑니다.


프로세스 개선 모델을 조직에 적용할때,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많이들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테일러링(Tailering)을 하는 부분인데요. 테일러링이 안되있거나 고정된 테일러링이 그것입니다.
테일러링은, 조직의 프로세스 프레임워크에 각 프로젝트별로 적합한 세부 사항을 풀어내 주는 것입니다.

테일러링이 되어 있지 않고, CMMI등의 백서에 내용들로만 채워져 있는 경우는 무가치한 프로세스가 됩니다.
고정된 테일러링은, 프로젝트 별로 응용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전문가 2단계의 초점이 아닌게 되죠.

하지만, 우리 IT 엔지니어들은 3차 산업을 다루는 지식노동자이기 때문에 정형적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같은 프로젝트도 매번 과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경험적 관리가 필수적이지요.

CMMI등의 프로세스 개선 모델들은, IT와 같은 3차 산업 조직에 적용할 때 최소한 전문가 2단계 이상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제공된 프로세스를 충분히 이해할 정도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응용이 가능하도록 유연한 프로세스를 운영해야만 합니다.

어느정도의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했을 경우, 전문가 2단계로 직원을 이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구성된 프로세스 개선 모델을 가지고 있는 조직에서는 특정 직원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적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잘 구성된 프로세스 개선 모델에 국한되는 이야기이며 이렇게 만들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자칫 전문가 1단계로 치우치면 직원들의 창의력이 저하되고 충성도가 떨어질 것이며, 전문가 3단계로 치우치게 되면 특정 직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조직 차원의 관리가 어렵게 될 것입니다.

적절한 중용만큼 어렵고 힘든게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세스 개선 모델은 어렵습니다. (범위Coverage도 넓고요.)

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개선 리서치 결과

1. 조직의 72%는 개선하는데 거의 성공하지 못하거나, 전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2. 조직의 83%는 3년 안에 개선 노력을 포기했다.
3. 개선노력을 포기한 조직의 57%는 이후에 다시 개선을 시작했다.
4. 1% 이하의 조직이 개선 데이터를 제시하고 개선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 2001년도 소프트웨어 산업 벤치마킹 연구자료中 


  '떠날 리'의 단계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


마지막으로, 전문가 생성 3단계 중에 3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내재화 목표치를 설정하였을 경우는
진취적인 엔지니어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애자일 프로세스로 대표될 수 있겠습니다.

XP(eXtreme Programming)나 Scrum등의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는, 직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이는, 프로세스의 내재화 수준을 전문가 단계로 바라보기 때문인데요.
직원들을 최고의 지식집단으로 판단하고 그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래서, 애자일 프로세스는 '전문가 집단'이 구성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고
작은 규모의 팀에서만 적합한 프로세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전문가로만 구성하기 쉽기때문에.)

의도야 어떻든 간에, 전문가로 대접해주고 이끌어주는 만큼 개발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반면에, 전통적인 의미의 프로세스 개선 분야와는 서로 이견이 생길 수 밖에는 없습니다.

애자일 프로세스를 다루는 사람들은, 자기조직화 또는 창발성(Emergence)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카오스 이론을 통해 자기조직화는 잘 알고 있지만 창발성(Emergence)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네요.)

<프랙탈 그림출처 : 카오스와 프랙탈 中>

자기조직화는 위의 그림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카오스'(Chaos)이론에서는 혼돈을 주지하지 않습니다.
얼핏 혼돈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질서를 담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이오스라고 하지 않죠.)

위의 그림(왼쪽)처럼 불규칙해보이는 혼돈상태라고 하더라도, 정작 특정부분을 확대(오른쪽)해 보면 이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계속하여 확대해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규칙성(질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그림 자료로는, 사람의 세포속 원자 사진에서부터 시작하여 계속 규모Scale을 넓혀 우주의 사진으로 끝나는 사진이 있습니다. 모두가 다르지만 유사한 규칙성을 가진다는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지는 애자일 프로세스의 자기 조직화는, 프로세스 개선의 내재화와 맥이 통합니다.

상위구조로 정의한 질서를 가지지 못하더라도, 상황에 맞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때문에 전통적인 관리(경영) 관념들과 상충되지요. 얼핏 무질서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창발성이란?

개개의 개미는 집을 지을 만한 지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흰개미의 집합체는 역할이 서로 다른 개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거대한 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처럼 하위계층(구성 요소)에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계층(전체 구조)에서 자발적으로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창발성이라고 한다. 창발성을 영어로는 '불시에 솟아나는 특성'(emergent property) 또는이머전스(emergence)라고 한다.

- 동아일보, 이인식, '창발성'의 참뜻 아십니까

창발성의 자세한 의미는 잘 모르지만, 현재까지로 이해하기로는 '자기 조직화된 질서가 체계화되어 의도하지 않게 조직(기업)전체의 체계와 규범으로 만들어지는 것'인 것 같습니다.

애자일 프로세스는, 전통적인 관리(경영)상의 상명 하복적인 딱딱한 프로세스 보다는 능력있는 직원(전문가 수준)들로부터 규범이 만들어지고 조직이 체계가 갖추어 지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하겠습니다.


  프로세스 담당자가 지향해야 할 방향


위와 같이, 전문가 생성 3단계를 기반으로하여 프로세스들을 구분해 보았습니다.
우리 IT분야에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2단계와 3단계사이의 적절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개발자의 기술적 자아실현과 경영자의 현실적인 조직 관리 사이에 합의가 가능한 수준을 의미합니다.)

IT분야 지식노동자들의 환경에는 전문가 1단계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스는 지양해야함이 분명합니다. 또한, CMMI등의 프로세스 개선 모델들을 적용할때 이것이 분명 전문가 2단계에 초점을 맞춘것인지 끊임없이 돌아보고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전문가 3단계에 초점을 두고 있는 애자일 프로세스들은, 분명한 가치가 있는 것 들입니다.
그것들이 비롯 혼동스러워 보이더라도 급박하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이며 직원들에게 자부심과 즐거움을 주어 더 행복한 개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의미의 프로세스 개선을 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무시하거나 경시해서는 안됩니다. 골치아프겠지만 포용하고 함께 가야할 부분입니다. 그러하지 못한다면 도태하게 될 것입니다.

각자의 프로세스들은 서로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바라보는 관점에 사소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 차이를 명확히 파악하여, 프로세스를 본질과 다르게 적용하는 패착을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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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ZI | 2007/11/14 19:06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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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YUZI, in Ma Mind.. at 2008/01/05 14:58

... 수도 있고요.설문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개발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는 아래에 있습니다.전문가 생성 3단계'로 본 '프로세스 내재화' 초점위의 링크는, 조직의 직원들에 대한 기대치에 따라 개발 프로세스를 3분류로 나누어 설명합니다.설명에 인용된 X ... more

Commented by 산적 at 2007/11/15 23:02
윰,,, 재미있는 내용이군요. 관심사도 비슷한 것 같구요...
Commented by YUZI at 2007/11/16 14:20
to 산적/
저도 산적님 블로그 들어가 봤는데, 관심사가 비슷해 보이더군요.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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